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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컴퓨터

[리뷰] 내 네번째 맥북프로 MBP 16" 2021 M1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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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곡 작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 갈 예정이에요.

윈도우에서 작업은 마치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했어요. 한참 작업을 하다 먹통이 되버리면 다시 마지막으로 저장했던 시점으로 돌아가 저에게 깊은 빡침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중 만난 맥북과 로직은 제 작업속도를 2-3배 빠르게 만들어준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이전 윈도우 노트북에서 큐베이스 7을 사용하던 때에 비해서 맥북프로 15인치 2015과 로직프로X는 굉장히 안정적인 워크플로우와 월등한 데이터 복구 능력은 매우 효율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주었어요. 처음 적응할 때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아날로그 감성의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작업이 중단되었습니다'같은 메세지도 안봐도 돼서 좋았습니다. 하드코어 작업중 갑작스럽게 꺼지는 경우가 생겨도 오토세이브가 활성화돼있기 때문에 백업을 로드하여 원하는 지점에서 다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2015버전의 맥북프로는 SSD의 확장이 가능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2019년에는 중급형에서 최고급형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하기도 했었죠.

2021년 동안에는 맥북프로를 처분하고 아이맥을 사용했습니다. 포터블 맥의 부재는 생각보다 치명적이었어요. 데스크탑의 좋은점이 있다기보다도 데스크탑으로서의 아쉬운 점이 많아 다시 맥북으로 돌아가고 싶다 계속 생각했지만 13인치 사이즈의 M1 맥북 프로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다운그레이드의 느낌이 커서 쉽사리 내려가지 못했어요. 그러던 와중 21년 연말에 16인치 맥북 프로가 발표되어 아이맥에서 새 맥북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제 맥북은 16인치 1테라 모델이에요. M1 Max 10코어 32GB RAM, 1TB의 저장공간과 32코어 GPU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사용하던 아이맥 2테라 64기가 램 모델에 비해서 매우 용량이 부족해졌지만, 그걸 감내하고서라도 저는 이 업그레이드를 해보고 싶었어요.

일단 가격면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기 때문에 더욱이 16인치 고급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것 같아요. 교육 할인이 된다고 샀지만 그럼에도 400만원 가까이 되는 거금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결국 아이맥을 팔고 교체를 하게 되었어요.


외관

맥북의 외관은 매우 클래식해졌습니다. 미니LED 디스플레이로 인해 디스플레이쪽 두께도 두꺼워지고 하판도 여러 포트들을 넣다보니 이전의 투박한 디자인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한번도 그러한 디자인의 맥북을 사용해보지 못한 세대여서 저에게는 디자인 자체는 다운그레이드의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디스플레이의 노치는 처음에는 거슬리다가도 막상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기존의 화면비를 해치지 않는 변화이기 때문에 이내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상단 바와 맞아 떨어지는것도 디자인적으로 플러스를 주고 싶어요. 웹캠의 품질은 좋아졌지만 줌을 사용하더라도 카메라를 잘 켜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었어요.

하판의 디자인은 매우 깔끔합니다. 그동안의 헤리티지를 모두 계승한 모습은 터치바를 없애버리면서 완성이 된 기분이 들어요. 사실 터치바 맥북을 갖고 싶었지만 이전 사용하던 맥북이 성능이 충분하기도 하고,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점이 제 발목을 잡아 구매하지 못했었어요. 지금의 맥도 저에게는 거쳐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곧 용량과 램을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질 것 같아요.


디스플레이

미니 LED 디스플레이는 저에게는 많이 생소한 물건이었어요. 하지만 개념은 매우 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저 기존 LCD 디스플레이에서 백라이트를 여러개의 LED 백라이트로 변경한 것이 전부일 뿐이거든요. 하지만 이 차이로 인해서 훨씬 더 선명한 HDR영상과 쨍한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고 OLED Display의 최대 단점인 번인을 피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가끔 영상을 제작하는 저에게도 이 부분이 매우 만족스럽게 느껴졌습니다. HDR을 재생할 때의 미묘한 화면 변화는 아직도 설레는 기분을 줍니다.

글씨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의 백라이트 차이에 주목

하지만 이 디스플레이에도 아쉬운 약점이 존재하는데, 백라이트의 LED가 촘촘하게 배열돼있는게 아니라 어두운 화면에서 마우스 포인터를 옮기곤 할 때 포인터 주변이 은은하게 빛나는 사소한 결함이 있어요. 이 부분은 미니LED 백라이트의 밀도가 발전함에 따라 해결될 문제겠지만, 조금만 더 세밀한 배치를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성능

출처 : Geekbench

성능은 정말 미쳤습니다. 이전 맥북에서, 아이맥에서의 단점이었던 발열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로직을 켜면 바로 잽싸게 돌아가던 팬이 이번 맥북 프로 안에서는 왜인지 조용하더라구요. 앱 실행, 악기 로드, 모든 부분에서 이전 사용하던 맥들을 압도합니다. 전력도 매우 적게 먹어서 현재 65와트로 공급되는 썬더볼트 4 허브를 사용하면서도 배터리를 사용한 적은 없었습니다.

발열 체크가 필요없는 수준의 미열

맥세이프 충전기는 정말 가끔씩 야외에서 사용할 때 이전 제가 구매했던 피키즈 100와트 보조배터리와 함께 들고 나가 사용하고 있어요.

이전 맥세이프와는 다르게 C타입 포트로 연결 할 수 있게 변경되어서 어느 보조배터리든 C타입 PD 고속충전을 지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해 매우 편리해졌어요.

그래픽 성능도 매우 향상되어서 가끔 머리식힐 겸 애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때 버벅임과 심각한 발열 없이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졌어요.

이 모든건 발열이 심한 인텔 맥에서는 심각한 팬 소음 없이는 절대 불가했던 부분입니다.

발열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애플의 M1은 ARM 아키텍처 기반의 저전력 칩이기 때문에 전력을 매우 적게 먹습니다. 이로 인해 발열 또한 매우 낮아져 작업 효율 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모든 C타입 포트는 Thunderbolt4/USB4 연결을 지원해서 여러 종류의 기기를 연결하기에 매우 편리했습니다.

이어폰 잭, SD카드 슬롯과 HDMI 포트가 하나씩 있는것도 꼭 필요할 때 어댑터들이 사라지게 만드는 어댑터 요정들에게 빅엿을 먹일 수 있는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 제작자의 관점에서

M1네이티브 플러그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전에 먼저 사용하시던 분들이 말씀하시던 호환성에 대한 문제는 이제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 제가 사용해오던 매시브, 넥서스, 사일런스같은 구형 플러그인들마저도 M1 네이티브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모든 업데이트는 끝이 났습니다. 로제타를 돌려야지만 사용 가능하던 여러 플러그인들도 이제 로제타 없이 더욱 빠르게 사용이 가능해졌구요.

믹싱 작업에서의 M1은 매우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7.1.2 Dolby Atmos 믹싱 시에도 버벅임 없이 작업이 가능했고, 기존 대비 50퍼센트 이하로 줄어들은 렌더링 시간은 M1 Max 칩의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성능과 효율 면에서 아무리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칩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M1 Max 칩은 아무래도 램이 많이 필요한 제품이에요. 32기가 램을 사용하고 있는 지금, 저는 이전 아이맥에서는 충분히 돌아가던 96/24프로젝트는 꿈도 못 꾸고 있어요.. 음악작업 자체가 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업이다보니 더더욱 적은 메모리는 아프게 돌아오네요. 음악용은 확실히 그래픽, 저장공간은 타협을 보더라도 메모리는 타협을 보기가 힘든 것 같아요.

M1부터 맥은 그래픽과 CPU, NPU가 모두 하나의 메모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전 맥에 비해 외부 가상악기의 로드가 3/4 정도로 줄어들었어요. 저는 건반악기 위주의 작업을 하다보니 Keyscape 악기를 많이 쓰는 편인데 로직 96/24 음질에서 2-3개의 다른 트랙을 로드하게 되면 바로 램 사용량이 가득차버려 지직거리기 시작해요. 물론 트랙을 오디오로 추출해 사용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이전 아이맥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아쉬움이 너무 크네요.


왜 16인치?

16.2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가진 맥북을 구매하면서 14인치 맥북과 16인치 맥북의 성능적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업실에서만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여러 공간들을 오가며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큰 화면으로 가기를 원했어요. 성능 면에서 타협을 봐야 했지만 큰 화면에서 오는 시각적 만족감은 이 부분을 상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HDR 영상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와 맞는 수준을 충족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한데요, 현재 제가 사용중인 모니터로는 HDR10 지원은 되지만 제가 원하는 맥북 디스플레이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여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 맥북 프로의 모니터로 작업을 진행해야해요.

이런 점에서 봤을 때 16인치를 산 것에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포터블을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무게를 가지고 있는 맥북프로는 저에게 힘을 가져다주고 강력한 팔의 잔근육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여기에 부족한 용량으로 들고다니는 외장 SSD와 충전기까지 챙기려면 가방이 필요한 무게에요. 14인치를 들고다니는 분들을 보면 괜히 산게 아닐까 후회할 때가 가끔 있긴 합니다.


마치며

전반적으로 이 제품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M1 Max 칩을 탑재한 맥북은 모든 뛰어난 기술을 집약시켜 만들어낸

'기존의 시장을 장악하고 자만한채 안주하며 인류의 진보를 막고있던 인텔'의 뚝배기를 깨버린 인류 최강의 포터블 랩탑이에요.

인텔...잘가

현재 나온 M2 맥북프로와 맥북에어의 평이 그렇게 썩 좋지 못한 점, 성능향상이 비약적이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이 조금 남는데요,

이 기회에 M1 Max 맥북프로가 조금 더 수명이 연장된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안도가 조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맥북을 사시겠다면 램을 최대한 많이, SSD는 작업량에 따라 1테라정도는 기본으로 넣는걸 추천드려요

제가 추천하는 사양은 현재 제가 사용중인 M1 Max, 1TB, 32GB RAM 모델입니다.

 

팀쿡형....고마워

맥북 너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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